은행나무 열매 냄새, 악취 가을 땅의 지뢰에 고통스럽다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 가로수, 은행나무. 가을이 되면 도로가 노란빛으로 물들죠. 하지만 보도블록은 어떤가요? 노란 은행나무 열매 지뢰 때문에 여기저기 악취가 진동해요. 길을 걷다 밟기라도 하면 운동화에서 구릿구릿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에 당황스럽죠. 오늘은 은행나무가 독특한 냄새를 내는 이유와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은행나무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왜 은행나무는 구릿구릿한 냄새를 낼까요?
은행나무의 씨앗에는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lic acid)이라는 화합물이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데 암나무에서 열리는 은행 열매의 겉껍질에서 빌로볼과 은행산 냄새를 내뿜어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게다가 은행산은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은행나무 씨앗을 먹을 때에는 잘 익혀서 섭취해야 하며, 많은 양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가로수로 심는 이유
특유의 똥냄새 비슷한 구릿구릿한 냄새를 풍김에도 불구하고 가로수로 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가로수가 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은행나무가 최적이기 때문이죠. 일단 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도심의 매연으로부터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이유는 은행나무는 생명력이 강해 수명이 길고 뿌리가 도로의 보도블록을 망가뜨리지 않아요. 태풍이나 강풍으로 인하여 가지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크게 위험해지는데 단단하고 바람에 강한 게 특징입니다. 과육의 고약한 냄새 때문에 병충해로부터 강해서 은행나무 길에는 모기, 날파리나 벌레 등이 거의 없다고 해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곤충들도 싫어하는 냄새인 거죠. 게다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도로는 자동차의 매연 등으로 인한 중금속이 많은데 중금속을 빨아들여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도시 환경의 질을 향상합니다.
중금속 오염과 은행나무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알게 된 멋진 사실 하나! 우리가 아주 친숙하게 접하는 이 은행나무가 중금속 오염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한다니! 중금속 오염은 산업 활동 등으로 인해 대기, 토양, 수질 등이 배출되어 생태계와 우리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파이토렘디에이션(phytoremediation)입니다. 식물을 활용하여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은행나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그루터기 뿌리를 통해 토양 속의 중금속을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있어 오염된 지역에서 자라면서 주변 환경으로부터 중금속을 제거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은행나무의 활용
은행나무의 뿌리, 줄기, 잎에서 추출되는 다양한 성분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목재나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그 특유의 냄새를 이용한 향수 제조에도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수나무 교체 사업
가을에는 은행나무의 악취로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예전에는 암수 구별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었지만 요즘은 DNA 검사를 통해 수은행나무를 찾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그루를 교체하는데 비용이 꽤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새로 심는 경우에는 수나무만 심으면 되지만 이미 심어진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데 많은 세금이 들어가는 게 참 안타깝네요. 가을의 냄새, 나중에는 점점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길을 걸으며 나는 구릿구릿한 냄새에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의 익숙한 친구, 은행나무. 익숙함 속에서 쉽게 간과하곤 하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길을 걷다가 은행나무를 만날 때는 노란빛 예쁜 잎사귀와 함께 길 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은행나무 열매 냄새, 악취와 가로수로 심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